“베트남에서 만든 냉장고가 미국에 들어가는 데 관세가 46%라면, 한국 기업들은 어떻게 될까?” 2025년 4월, 미국이 베트남산 냉장고와 세탁기 등에 고율의 반덤핑 및 상계관세를 부과하기로 하면서,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한국 기업들이 초비상에 걸렸습니다. 삼성은 베트남에서 월 1,000만 대 이상의 스마트폰을 생산하고 있고, LG전자 역시 가전 핵심 생산기지를 베트남에 두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는 단순히 수출 비용 증가를 넘어, 공급망 재편과 글로벌 전략 수정이 불가피한 이슈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이번 사태가 국내 기업들에게 어떤 파장을 일으킬지, 그리고 어떤 대안이 필요한지 구체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미국의 고율 관세 결정, 왜 지금 베트남을 겨냥했을까?
이번 고율 관세의 배경에는 미국의 강화된 보호무역 기조와 중국 우회 수출에 대한 견제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미국 국제무역위원회(USITC)는 최근 베트남산 세탁기와 냉장고가 ‘중국산 제품의 우회 수출 통로’로 활용되고 있다고 판단해, 반덤핑과 상계관세를 동시에 예비 판정했습니다. 베트남산 냉장고에는 최대 46.03%, 세탁기에는 최대 31.88%에 달하는 고율이 적용될 예정으로, 이는 관세 장벽 중에서도 매우 높은 수준입니다.
이 조치에는 삼성전자와 LG전자의 협력사인 ‘미디어’와 ‘광둥거화전자’ 등도 직접 언급되어 있어, 국내 기업들의 대미 수출 전략에 실질적 충격을 줄 수밖에 없습니다. 특히 미국은 최근 중국, 멕시코에 이어 베트남까지 잇따라 견제 대상에 포함시키며, 제조업 기반을 자국 내로 끌어오려는 리쇼어링 전략을 본격화하고 있습니다. 이는 향후 다른 동남아 생산거점에도 유사한 조치가 이어질 수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입니다.
삼성·LG의 생산기지 베트남, 이번 조치로 얼마나 흔들릴까?
삼성전자는 베트남 박닌·타이응우옌 공장에서 월 1,000만 대 이상의 스마트폰과 태블릿을 생산하고 있습니다. 이는 삼성 글로벌 스마트폰 생산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규모로, 만약 베트남산 제품에 대한 미국의 규제가 확대된다면 전 세계 스마트폰 공급에도 파장이 예상됩니다.
LG전자도 마찬가지입니다. 냉장고·세탁기 등 주요 가전 제품은 LG전자 하이퐁 공장에서 생산돼 미국으로 수출되고 있는데, 이 물량에 고율 관세가 적용될 경우 가격경쟁력이 급속히 약화될 수밖에 없습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이미 ‘공급망 점검 회의’를 열고, 생산기지 다변화, 미국 현지 생산 확대, 제3국 이전 등 다양한 시나리오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LG전자 역시 태스크포스(TF)를 가동해 생산 이전 검토에 착수했습니다. 이는 단기적으로 비용이 들더라도 중장기적 리스크를 줄이기 위한 전략으로, 글로벌 제조 기업들에게는 이제 ‘한 나라 집중형 생산’이 더는 안전하지 않다는 교훈을 주고 있습니다.
현대차와 배터리 3사, 미국 내 생산 확대가 해법일까?
자동차 업계 역시 긴장 상태입니다. 현대차그룹은 그동안 미국 수출 물량 중 상당 부분을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등에서 조달해왔는데, 미국 내 보호무역 강화로 인해 생산지 이전 압박이 커지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현대차는 미국 현지 생산 비중을 늘려 연간 50만 대 이상을 미국 내에서 생산하는 계획을 준비 중입니다. 이는 미국 판매량의 60~70%를 충당하는 수준입니다.
배터리 업계는 조금 다릅니다.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등 국내 배터리 3사는 이미 미국 현지에 대규모 공장을 짓고 있거나 가동 중입니다. 따라서 당장의 직접 타격은 제한적일 수 있지만, 배터리 생산에 필요한 주요 소재와 원자재는 여전히 한국과 아시아에서 수입하고 있어 물류비와 원가 상승이라는 간접적 타격이 우려됩니다.
궁극적으로는 생산지 이전과 공급망 재구성이 동시에 필요해지는 상황입니다. 현지 생산 + 글로벌 다변화의 병행 전략이 요구되며, 한국 정부의 통상 외교 및 세제 지원도 뒷받침돼야 할 시점입니다.
미국의 베트남산 고율 관세는 단발성 조치가 아니라, 글로벌 생산 전략 전반을 재편하라는 신호로 해석해야 합니다. ① 베트남 등 동남아에만 집중된 생산기지를 다변화하고, ② 미국 현지 생산 비중을 점진적으로 확대하며, ③ 제3국 수출 경로를 모색하는 다층적 대응이 필요합니다. 특히 가전, 스마트폰, 배터리처럼 미국 시장 의존도가 높은 업종일수록 빠른 전략 전환이 손실을 줄이는 열쇠가 될 것입니다. 지금은 단순히 ‘관세 피하기’가 아니라, 공급망을 다시 설계해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는 기회로 삼아야 할 때입니다.
뉴스만 보고 끝내기엔 아쉽죠?
경제용어도 함께 알아두면 흐름이 더 잘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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