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라며? 그런데 크루즈주는 왜 오르고 있지?
“경기침체라며? 그런데 크루즈주는 왜 오르고 있지?” 2025년 1분기, 투자자들은 이상한 시장 움직임 하나를 주목하고 있습니다. 미국 경제의 둔화 우려가 여전히 짙게 깔린 가운데, 대표 크루즈 기업 로얄캐리비안(RCL)의 주가가 29% 급등한 것입니다. 게다가 연간 예약률은 무려 86%, 실제 탑승률은 109%에 달하며 공급을 초과하는 수요가 확인됐습니다. “소비 위축”이라는 경제 키워드와는 정반대의 흐름 속에서 크루즈 산업은 도대체 어떤 전략으로 반등에 성공한 걸까요? 이번 글에서는 실적, 수요, 소비 트렌드 변화라는 3가지 키워드를 중심으로, 크루즈 산업이 시장에 보내는 구조적 신호를 짚어보겠습니다.
크루즈 산업은 왜 반등했을까? 실적과 충성 고객 기반에서 해답 찾기
2025년 1분기, 로얄캐리비안은 투자자들의 예상을 뛰어넘는 실적을 공개했습니다.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두 배 이상 늘었고, 주당순이익(EPS)은 2.71달러로 예상치인 2.55달러를 상회했습니다. 매출은 39억99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7.3% 증가했으며, 실제 탑승객 수도 9% 증가한 220만 명을 기록했습니다. 주가는 한 달 만에 29% 이상 상승하며, 연초 대비 낙폭을 대부분 회복했습니다. 여기에 연간 예약률 86%, 예약 탑승률 109%라는 수치는 공급보다 수요가 앞섰다는 것을 강하게 보여줍니다.
주목할 만한 지표는 고객 충성도입니다. RCL의 NPS(순추천지수)는 70을 상회하며 반복 탑승률이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습니다. 이는 단순히 마케팅에 의존한 수요가 아니라, 경험 만족도에 기반한 장기 고객 기반이 형성됐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러한 충성도는 불황기에도 탄탄한 수요를 유지할 수 있는 버팀목이 되며, 크루즈 산업의 체질 자체가 강화되고 있다는 평가로 이어집니다.
팬데믹 이전인 2019년, RCL의 연간 영업이익은 약 20억6800만 달러였습니다. 그러나 지난해 이 수치는 무려 2배 이상 증가한 41억 달러를 넘기며, 과거보다 더 높은 수익 구조를 달성했습니다. 위기를 지나며 비효율을 제거하고, 비용 구조를 재편한 결과로 해석되며 산업 전반의 체질 개선이 확인되는 지점입니다. 이처럼 실적과 고객 기반이 동시에 개선되는 산업은 경기의 영향을 덜 받으며, 안정적 투자처로 부상할 수 있습니다.
럭셔리 경험 소비는 줄지 않았다? 소비자 행동 변화가 만든 투자 기회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에서는 ‘물건보다 경험’이라는 소비 흐름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습니다. 로이터는 “미국 소비자들이 물건 구매에선 지출을 줄이지만, 좋은 경험과 서비스에는 지갑을 연다”고 분석했습니다. 크루즈는 바로 이 지점에서 승부를 보고 있습니다. 합리적인 가격대에 고급스러운 경험을 제공하는 ‘가성비 럭셔리 여행’이라는 포지셔닝이 대중화되면서, 오히려 불황에 더 주목받는 역설적 소비재가 됐습니다.
이와 같은 소비 트렌드는 크루즈 업계의 예약률에 고스란히 반영됐습니다. 로얄캐리비안은 1분기 초부터 연간 예약률이 86%를 넘었고, 탑승률은 109%로 객실 초과 예약 현상까지 나타났습니다. 이는 일회성 프로모션이 아니라, 장기적인 수요 전환과 경험 소비 시장의 확장이라는 구조적 변화로 해석됩니다.
또한 크루즈 업계의 경쟁 구도 역시 긍정적입니다. 카니발(41.5%), RCL(27%), 노르웨이지안(9.4%) 등 3개 기업이 글로벌 시장의 대부분을 과점하고 있어 진입 장벽이 높고, 수요만 유지된다면 가격 협상력도 갖출 수 있는 구조입니다. 이처럼 소수 기업이 시장을 지배하는 구조는 위기 이후 안정적 성장이 가능한 산업의 전형으로 분류됩니다.
지금이 투자 타이밍일까? 크루즈株를 바라보는 전략적 시선
최근 RCL의 주가가 단기 급등하면서 일부 투자자들 사이에선 “이미 늦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중요한 건 주가가 아니라, 이 산업이 보여주는 구조적 회복 흐름입니다. 경기 방어적 특성을 갖춘 서비스 산업, 충성도 높은 반복 수요, 소수 과점 시장이라는 3박자가 맞아떨어진다면, 이는 단기 반등이 아닌 중장기 성장 전환점일 수 있습니다.
단기적으로는 2분기 실적, 하반기 예약률 추이에 따라 추가 조정이 나올 수 있습니다. 하지만 중장기 관점에서는, 이번 실적이 단순한 계절적 호황이 아닌 구조 변화에 기반했다는 점에서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키움증권은 RCL의 올해 연간 매출이 180.1억 달러, 승객 수는 전년 대비 4.9% 증가한 3,370만 명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이는 1분기 호실적이 결코 예외적인 숫자가 아님을 뒷받침합니다.
투자자라면 단순한 “주가 상승률”보다는 산업 구조, 경쟁 구도, 소비 트렌드 변화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할 때입니다. 크루즈 산업은 더 이상 ‘고급 취미’가 아니라, 가성비와 브랜드 충성도가 결합된 실질 소비 시장으로 진입한 상태입니다. 지금이야말로 이 산업의 다음 사이클에 올라탈 수 있는 전략적 진입 구간이 될 수 있습니다.
지금은 단기 테마가 아닌, 산업의 체질을 읽고 장기 그림을 그릴 타이밍입니다. 크루즈 산업은 바로 그 그림의 중심에 서 있는 대표적인 반전 사례로 기록될 가능성이 큽니다.
뉴스만 보고 끝내기엔 아쉽죠?
경제용어도 함께 알아두면 흐름이 더 잘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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