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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입이랑 월급 차이 없어 관둔다”…숙련 인력, 최저임금에 등 돌리는 진짜 이유

최저임금 인상 후 숙련 인력 퇴사 증가, 요양·제조·건설 업계에서 나타난 인건비 격차 붕괴 현상과 정책적 해법 분석

“15년 일했는데, 신입이랑 월급이 비슷하다고요?” 최저임금이 계속 오르면서 산업현장 곳곳에서 생각지 못한 문제가 불거지고 있습니다. 숙련 인력들이 임금 격차 축소에 불만을 품고 퇴사하거나, 기업이 인건비 부담으로 고경력 인력을 줄이고 있는 겁니다. 요양시설 간호사, 금형업체 기술자, 건설현장 특급 기술자 등 다양한 업종에서 ‘숙련공 증발’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단순히 최저임금이 올랐다는 사실보다 더 중요한 건, 이로 인해 발생한 구조적 문제들이 산업 전반에 미치는 영향입니다.

왜 숙련 인력이 떠나는가? ‘신입과 비슷한 월급’이 만든 현장의 위기

한국개발연구원(KDI)에 따르면, 최근 요양시설에서 숙련 간호사 대신 간호조무사 고용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간호사 고용 비중은 4.3% 감소했으며, 이는 최저임금 인상 이후 간호조무사와의 임금 격차가 좁아진 결과입니다. 요양시설은 환자 1인당 간호인력 기준만 정해져 있고, 간호사와 조무사를 구분하지 않기 때문에 비용이 적게 드는 인력을 선호하게 됩니다.

숙련 인력의 이탈은 제조업에서도 심각합니다.
금형업계 관계자는 “외국인 저숙련 노동자들이 야간수당 등을 더 받는 구조 때문에, 경력 15년 이상 베테랑들이 ‘상대적 박탈감’을 느껴 퇴사하는 일이 많다”고 밝혔습니다.
숙련공 입장에서는 더 힘들게 일하고도 큰 차이 없는 보상을 받을 바엔 일을 그만두는 게 낫다는 계산이 서는 셈입니다.

이 같은 현상은 건설업에서도 비슷합니다.
2018년 6월 34.2%였던 특급 인력 비중은 2024년 말 23.1%로 감소했으며, 초급·무급 인력 비중은 꾸준히 증가했습니다.
숙련도가 높은 인력이 사라지면 산업 전반의 기술력 저하와 사고 리스크 증가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최저임금 인상이 왜 숙련 인력을 위협하는가? 수당 구조와 차등 없는 임금 체계가 핵심

이정민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는 “최저임금이 오르면 수당까지 같이 오르는데, 숙련 인력보다 저숙련 인력이 수당을 더 받는 구조가 생긴다”고 분석합니다. 즉, 수당 중심의 급여 체계에서 저숙련 인력이 과도한 초과근무나 야간근무를 할 경우, 숙련 인력보다 총 실수령액이 비슷해지거나 더 많아지는 역전 현상도 발생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기업 입장에서도 인건비 부담이 커지자, ‘고경력보다 저비용’을 택하는 경향이 강화되고 있습니다.
특히 요양시설이나 제조업체처럼 단가 경쟁이 치열한 업종에서는 이러한 인건비 압력이 더욱 직접적으로 작용합니다.
숙련 인력은 비용은 많이 들고, 법적 의무도 아니기 때문에 ‘불필요한 사치’처럼 취급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겁니다.

이런 문제는 해외에서는 이미 제도적으로 대응하고 있습니다.
영국, 프랑스 등 일부 국가에서는 연령이나 숙련도에 따라 최저임금을 차등 적용하는 방식을 채택해, 인건비 부담과 숙련 인력 유출 사이에서 균형을 맞추려는 시도를 하고 있습니다.
한국 역시 단일 최저임금 체계가 과연 모든 업종과 숙련도에 적합한지 재검토할 시점이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지금 필요한 건 뭔가? 숙련 인력 보호를 위한 정책 전환과 현장 설계

숙련 인력 유출은 단순히 ‘노동시장 문제’가 아닙니다. 이는 산업의 경쟁력, 생산 품질, 나아가 국가 제조기반까지 흔들 수 있는 구조적 리스크입니다. 정부는 단기적 고용안정 수단으로 최저임금 인상을 택했지만, 숙련 인력 이탈이라는 ‘부작용’까지 고려한 설계는 부족했습니다.

현장에서는 숙련공들의 퇴사가 단지 임금 때문만은 아니라고 말합니다.
존중받지 못하는 문화, 경력에 따른 처우 차별 부재, 그리고 ‘신입과 똑같은 취급’이 누적되어 떠난다는 것입니다.
이 문제는 돈을 더 주는 것으로만 해결되지 않습니다.
숙련 인력을 인정하고, 현장 중심으로 처우 체계를 재설계하는 방향이 필요합니다.

제도적으로는 두 가지 접근이 필요합니다.
① 직무·경력에 따른 차등형 최저임금제 도입 검토
② 숙련 인력 중심 인센티브 기반 직무체계 설계입니다.
이 두 가지가 병행되어야만, 신입과 숙련공이 모두 납득할 수 있는 급여 구조가 형성됩니다.

지금처럼 ‘다 같이 똑같이 오른다’는 평등주의만으론 산업의 허리가 무너질 수 있습니다. 숙련 인력은 기계로 대체할 수 없고, 다시 만들려면 최소 10년 이상 걸리는 ‘자산’이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뉴스만 보고 끝내기엔 아쉽죠?
경제용어도 함께 알아두면 흐름이 더 잘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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